동명이인 - 6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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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일이 있고 나서 며칠 뒤, 기태는 친구의 도움으로 일본에 있는
큰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는 한장의 편지만 남겨둔 채 병원에서 사라졌다.
그렇게 겨울이 가고, 또다시 봄이 찾아왔지만, 일본으로 치료를
받으러 떠난 기태는 몇달째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말없이 떠난
아들을 한번쯤 원망 할 법도 했지만, 순정(기태의 엄마)은 치료를 끝내고
돌아올 아들을 위해, 힘든 내색없이 꿋꿋하게 집안을 지켜갔다.
그렇게 또한번 봄이 가고 계절이 여름으로 바뀌었다.

「아이고..기태 이놈..건강하게 잘 지내는지..원..」

혹시나 아들이 오지 않을까. 순정은 오늘도 하염없이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순정의 눈에우체국 택배원이 집앞에서 서성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순정은 아들에게 편지가 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급한 마음으로 밖으로 뛰쳐나갔다.

「저...집배원양반... 우리집에 혹시 편지전해주러 오신거유..? 우리 아들놈한테 올 편지가 있긴한데..」

「실례지만..성함이 정순정님이 맞으신가요..?」

「내가 바로 정순정이에유.....우리 아들한테 편지가 온거 맞지유...?」

순정은 집배원이 대답하기도 전에, 집배원 손에 들려있는 편지를 다자고짜 빼앗아,
발신인을 확인하였다. 발신인을 확인한 순정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발신인에
자신의 아들 유기태라는 이름이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순정은 눈물을 흘리며
그 자리에서 아들이 보낸 편지를 꺼내 읽어 내려갔다. 편지의 첫머리에는
「엄마, 생일 축하해」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순간 순정은 마치 아들이
옆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생일 축하 한다는 글자를 읽는 순간,
아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기 때문이다. 순정은 아들이 너무 그리워 환청이
들린다는 생각으로 다시 편지를 읽으려고 했다. 그리고 그 순간 다시한번 순정의 귀에 환청이 들려왔다.

「엄마, 생일 축하한다고.」

「집배원양반도 이 목소리 들리시우??..내가 나이를 먹긴 먹었나보..」

순정을 쳐다보던 집배원이 모자를 벗으며 순정에게 말했다.

「엄마....」

「.........」

집배원을 바라보는 순정, 그는 분명 지난 겨울 말없이 떠났던
자신의 아들 기태였다.순정은 아무런말없이 아들을 꼬옥 끌어 안았다.
기태역시 엄마를 두손가득 끌어 안았다. 두 모자는 그렇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서로를 안아주었다. 두 모자는 오랜만에,
식탁에 앉아 밥을 함께 먹었고, 이야기 꽃을 피웠다. 몸이 예전처럼
건강해 졌다는 말과함께, 일본에서 알게된 선생님의 도움으로 서울에서
일하게 되었다는 아들의말을 들은 순정은 너무나 기뻣지만
반년만에 만난 아들이 내일당장 서울로 올라가야한다는 사실에는 마음이 아파왔다.

「그래도..당장..내일 올라가는건 그렇지 않니..?」

「엄마, 나 이제 어디안가. 보고싶으면 내가 내려오거나, 엄마가 올라오면되잖아.
나 엄마한테 떳떳한 아들이 되고 싶어 이제라도... 그러니까 나 믿고 기다려줘.」

다음날 아침, 기태는 순정이 차려준 아침밥을 먹고 서울로 올라갈 준비를 했다.
순정은 기태를 터미널까지 배웅해 줄 생각이었지만, 회사에서 기태를 위해 집으로
차를 보내준다는 얘기를 듣고 어쩔수 없이 문밖에서 기태를 배웅해야했다.
기태의 집 앞에는 검은색 외제차가 세워져 있었고 썬글라스를 낀 남자가 차 옆에 서 있었다.

「형님, 집안일은 정리되신겁니까..?」

「그래..아.. 충성아 그래도 어머님혼자 계시니까 애들 두어명 내려보내서,
어머님 보살펴 드리라고 하고, 우린 어여 올라가자. 가서 할일이 많다.」

「옙, 형님」

기태는 그렇게 정들었던 고향을 떠나갔다...

그날 저녁

서울로 올라온 기태는 충성과 함께 이태원의 위치한 콜로세움 나이트로 향했다.
금요일이라 그런지나이트 입구에는 대기손님으로 가득했고, 질서를 통제하기 위해
용역업체에서 고용한 삐끼들이 나이트 앞을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기태와 충성은
이러한 대기열을 무시한채, 나이트로 들어가려고 했다.

「어이, 형님들. 저기 줄 안보여요?」기태와 충성을 가로막는 삐끼

기태와 충성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건달의 손을 치며 입구로 다시 들어가려고했다.

「아니..이분들이 귓구녕이 좆대가리를 박으셨나..가서 줄서라고!!」

그러나 이번에도 두사람은 삐끼의 말을 무시한채, 나이트로 들어가려고 했다.
화가난 삐끼는 나이트로 들어가려는 기태의 뒷통수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주먹이 명중하려는 순간 "퍽" 소리와 함께 삐끼가 쓰러졌다. 기태의 옆에 있던
충성이 발로 삐끼의 배를 강타한 것이다. 자신들의 동료가 쓰러진 것을 본 삐끼들은
순식간에 기태와 충성의 주위를 에워쌌다. 삐끼들은 원래 엘리트 건달들로. 이동네에서
꽤나 유명한 인사들이었다. 때문에 이들은 자신들의 쪽수를 믿지않고, 기태와 충성을
노려보며 헛점을 찾고 있었다. 그리고 기태가 잠시 틈을 보인 그순간, 삐끼 한명이
기태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그러나 기태는 마치 예상이라도 한 듯 가볍게 고개를
숙여 피했고, 삐끼의 좌우 옆구리에 주먹을 명중시켜 쓰러뜨렸다. 이를 본 다른
삐끼가 뒤에서 기태의 등을 향해 발차기를 날렸고, 이번에는 충성이날아오는
삐끼의 정강이를 걷어차버렸다. 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삐끼는 그자리에서 주저 앉아버
렸다. 본능적으로 1:1로 승산이 없다는것을 직감한 삐끼들은 기태와 충성을 향해 일제히 달려들었다.

「그만, 그만!!!지금 뭐하는 짓들이야. 손님들이 다 보고 계신잖아.무슨일이야 도대체?」

「부장님, 별일 아닙니다. 잠시 작은 소란이 있었습니다.」

「소란?? 저기 저 두사람인가..?」

「저희가, 조용히 처리하겠습니다. 부장님은 안으로 들어가시죠.」

두사람을 살펴보던 나이트 영업부장, 순간 그의 얼굴이 흙빛으로 변하며 황급히
두사람에게 달려가,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오셨습니까. 형님.」

「요..최부장님. 오랜만입니다. 크크크」최부장을 알아본 충성이 인사를 했다.

「죄....죄송합니다..이놈들이 온지 얼마 안된놈들이라..뭘..모릅니다..야이놈들아 와서 인사드려,
기태 형님과 충성 형님이시다. 기태형님 우선 안으로 들어가시죠.」

「덕분에 몸 한번 잘 풀었습니다..크크」

나이트 안으로 들어간 두사람을 최부장의 안내를 받아 나이트건물 3층에 있는 작은 회의실로 들어갔다

「회장님께 기태형님이 내일 오신다고 연락을 받았는데..생각보다 빨리 오셨습니다」

「아..뭐..집안일이 생각보다 잘 해결되서 말이죠..크크..그건 그렇고 최부장님 이건물, 단순한
나이트 건물은 아닌거 같은데..?」

「ㅎㅎㅎ역시 보는눈이 탁월하십니다 ㅎㅎ형님의 생각대로 여기는 일반 나이트가 아닙니다.
1~2층은 저희가 일반 나이트용도로 사용하고, 3층에는 이런 회의실형태로 구성된
Business Room과 VIP Room 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4~6층에는 안마시술소,
7~9층은 숙박, 그리고 10층은 저희 직원들 용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 그리고
기태형님과 충성이의 방도 10층에 따로 마련해 두었습니다.」

「건물을 통째로 쓰는구만..캬...최부장님 출세했네 아주..크크」

「아닙니다 형님 ㅎㅎ형님, 잠시만 기다리십시요. 간부급들에게 와서 인사드리라고 하겠습니다.」

「아~ 아닙니다 최부장님. 당분간 제가 온건 비밀로 해주세요. 일단 이곳 돌아가는 형편을
파악한 후에 인사받는걸로 하겠습니다. 우선 충성이만 사람들한테 인사시키세요.」

「예, 알겠습니다 기태형님」

이렇게 해서 기태와 충성 두사람은 콜로세움 나이트로 입성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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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기태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택시기사 기태는....음...언제가 등장하겠죠 ㅇ_ㅇ;;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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