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남긴 흔적 - 단편5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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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강대리의 음모와 거짓말



[1]
다음 날 아침에 나는 지하철로 출근했다. 김효원은 벌써 나와 있다. 오피스룩으로 입은 하얀 블라우스와 타이트한 검은 스커트가 김효원의 몸매를 솔직하게 드러낸다. 요새는 김효원이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지 않는다. 강대리는 출근을 한 것 같은데 자리에는 없다. 나는 내 자리로 와서 컴퓨터를 켰다. 김효원이 커피잔을 들고 들어온다.



"커피를 벌써 가져왔어?"
"커피 메이커를 아예 따로 갖다 놨어요."

"강대리는?"
"회장실에 불려갔어요. 그런데 상무님 오늘 여기 계시면 안되는데 .."

"왜? 벌써 졸업하라고? 하하."
"아이. 참. 오늘은 하루 종일 인테리어 회사에서 공사를 한대요."

"진작 알았으면 출근을 안했을텐데 .."

"죄송해요. 저도 방금 전에 들었어요.
그런데 상무님. 오늘 오전에 면접을 하셔야 하거든요?"




강대리가 들어오는데, 그녀의 찡그린 표정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오늘은 강대리가 유니폼을 입지 않았다. 강대리가 회사에서 일하면서 유니폼을 입지 않았다는 것은 인터넷에 날 일이다. 두 여자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강대리도 하얀 블라우스에 검은 스커트이다.



"강대리. 어제 밤에 얼마나 마셨는데? 얼굴이 왜 그래?"

"왜요?"
내 얼굴이 어때서요? 벌써 맛이 가는 중인가?"

"우리 간만에 클럽에 갔었거든요. 강대리님 완전 삘 받고, 신내림 당하고 .. 하하."

"그런데 왜 그래? 속쓰려서 그러는 것 아냐? 해장국 한 그릇 먹고 오든지."
"이거 술 때문이 아니거든요. 술은 별로 마시지도 않았는데."

"그럼? 배탈이라도 났어?"
"생리통요."

"강대리님!"
"왜 소리는 지르고 난리야? 여자가 생리하는 것이 뭐가 어때서?"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상무님 앞에서 그런 말을 .."

"괜찮아. 요새가 구석기 시대냐? 숨길 것을 숨겨야지. 우리 그런 정도는 터놓고 살자.
상무님. 오늘은 여기 계시면 안되는데요."

"들었어. 여기 공사한다며?"

"이 앞으로 유리 칸막이를 들이고, 비서실도 만들고, 저 옆에 회의실 하나 꾸미고 .."

"강대리. 그런 생각을 언제 다 했대?"
"그림은 일요일에 그렸고, 어제 인테리어 회사에서 왔다 갔어요."

"공사를 차라리 주말에 하지 그랬어?"
"여기 하루가 급하거든요."



강대리가 무엇 때문에 급하다고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강대리가 하는 일을 그냥 두기로 했다.




[2]
우리는 커피를 마신 후에 1층에 있는 회의실로 내려갔다.

그런데 면접을 해야 한다고 하니까 너무 막막하다. 아직 우리에게는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없고, 또 셀린도 오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 지 감이 오지 않는다.



"상무님. 면접 끝나고 나면 점심시간인데, 오늘 오후에는 특별한 일정이 없어요."
"그것을 강조하는 이유가 뭐야?"

"그러니까 나랑 김효원한테 점심을 사주시면 됩니다. 헤헤."

"저. .. 지난 번 출장비는 언제 들어오지?"

"왜요? 월급날이 언제였는데, 벌써 점심값도 없으세요?"
"어제 저녁때 강대리님이 결제 올렸어요. 오늘 오전에 입금된대요."

"그럼. .. 그거 나오면 살께."
"불쌍하네. 왜 이렇게 가난해지셨대? 차라리 내가 사고 말지. 하하."

"그래 주면 고맙고. 하하."




[3]
우리가 회의실로 들어갔을 때 사람들은 회의실에 들어와서 앉아있다. 그런데 그들은 모두 8 명이다. 김효원이 그들에게서 이력서와 자기 소개서를 받아오면서 본인 확인을 한다. 나는 김효원이 전해주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들을 검토했다. 그런데 서류상으로는 부적격한 사람이 눈에 띄지 않는다.

나는 경력과 팀웍을 중요시하겠다고 미리 말했다. 그래서 면접에서는 대화를 하면서 경력을 확인하기만 했다. 결과를 앞으로 10일 후에 개인의 통보하기로 하고, 그들을 돌려보냈다.


강대리는 면접 결과에 대하여 나에게 물었다.



"어떠셨어요?"
"농장을 알아보려면 일단 윤기룡씨가 적임자일 것 같은데."

"그 남자분. ..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윤기룡씨는 나이가 40대 후반이고, 직접 약재상을 경영했었다. 그는 중국과 직접 거래를 한 경험도 있다. 오늘 본 사람들 중에서는 베테랑이다. 나는 그의 경험에 믿음이 갔다. 강대리도 그 점에 동의했다.


협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최근에 우리 나라에서 거래된 한약재 중에서 소비량이 많은 것은 200개 정도의 품목이다. 이들 중에서 국내 생산량으로 충당하는 것이 23가지, 수입에만 의존하는 것이 142개 품목이다. 약용식물도 거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수입 상품들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켜서 거래되는 비리도 엄청 많다고 한다. 특히 중국산 약재들이 수입되면서, 농약이나 중금속에 의한 오염이 심각하다고 한다. 이들은 약용 식물이 아니라 오히려 독약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국내에서는 주로 당귀, 작약, 길경 (도라지), 사삼(더덕), 산약(마), 두충, 천궁, 독활, 구기자, 황기, 산약, 의이인, 향부자 등을 재배하고 있다. 이런 약초들을 재배하는 농가들은 대부분 적은 양을 재배한다. 기계를 이용하지 않고, 대량 생산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수입산보다 가격이 높다는 것이다.

우리가 이 바닥에 뛰어들면 승산이 있는 사업이 가능한 일인가? 나는 강대리와 김효원을 데리고 나가서 점심을 샀다. 강대리는 윤기룡씨에게 연락해서 내일 회사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기로 했다. 식사 후에 우리는 식당을 나섰다.


"나는 효원이랑 다시 회사로 돌아가서 공사가 어떻게 되는지 봐야겠어요.
상무님은 어떻게 하시겠어요?"

"나는 집에 가서 자료들을 검토해볼게."

"그럼 나중에 전화 드릴테니까 저녁 식사하러 나오실래요?"
"에이. 뭘 또 나와?"

"흥! 그래놓고 소개팅녀 만나시려고?"
"그럴 기분이 아니거든."

"기분이야 수시로 변할텐데 .."



나는 그녀들과 헤어져서 지하철로 집으로 왔다.





[4]
나는 집에서 인터넷에 매달려서 새집 증후군이라는 병에 대하여 검색을 시작했다. 새집 증후군을 피하려면 새집에 이사를 가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그렇지만 새집에 이사 가서 살아보기 전에는 새집 증후군이라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므로 알 수가 없다는 것도 또 문제이다.


이 병에 대하여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이미 앓고 있던 아토피 피부염, 천식 등의 알레르기 질환이 더욱 악화되거나, 갑자기 특별한 이유 없이 두드러기가 생기는 것 정도이다. 그런데 인터넷에 올라와있는 증상들은 훨씬 더 광범위했다.

결론은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의 경우 증상이 더욱 심하고, 또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증상이 악화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만병통치약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우리는 제약회사도 아니고, 또 우리는 질병을 치료하는 약을 생산해서도 안된다. 이렇게 많은 증상에 따라서 많은 종류의 제품을 만들 수도 없다. 우리의 제품은 기껏해야 10가지 정도가 될 것이다.

알면 알수록 걱정이고,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산 넘어 또 산이다. 이 일을 성공적으로 하고 있는 샤또이에사의 샤네끄 박사가 존경스럽다.




[5]
김효원이 나에게 전화를 했다. 공사는 아직 멀었다면서 내일까지 해야 끝날 것 같단다. 그녀는 나를 데리러 오겠다고 했다.



"이제 고만 하시고 저녁 먹으러 가요.
컴퓨터에 너무 오래 앉아있으면 컴퓨터 증후군에 걸린대요. 하하."



김효원은 강대리의 차로 왔다. 나는 그녀의 옆자리로 탔다. 뒷좌석에 쇼핑백들이 여러 개가 놓여있다. 운전석에 앉은 김효원의 입이 귀에 걸려있다.



"강대리는 어쨌어?"
"회사에 있죠. 나만 옷 사러 가라고 일찍 내보내서, 지금까지 백화점에서 옷 샀어요."

"무슨 옷을 사?"

"상무님 비서인데, 일할 때 입을만한 옷이 하나도 없어요.
오늘 이 옷도 강대리님 옷을 빌려 입었거든요."

"옷 살 돈은 있고?"
"강대리님이 법인카드 주던데요?"

"저런. .. 엄청 질렀겠구나. 하하."
"매일 오는 기회가 아니라서요. 헤헤."



옷을 사서 그런지 김효원의 기분이 엄청 좋은 것 같다. 운전하면서 김효원은 강대리에게 전화를 했다. 아마도 회사 로비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는 것 같다. 김효원은 자기 집에 들러서 쇼핑백들을 모두 내려놓고 회사로 갔다.




[6]
김효원은 나를 내려주고, 지하 주차장으로 차를 주차하러 갔가. 나는 바로 1층으로 가서 강대리와 만났다.



"아침에 회장실에 갔었다며? 뭐라고 하셔?"
"우리가 사업 계획을 세워야 거기에 맞춰서 자금을 지원하신대요."

"얼마나 가능하다고 하셔?"

"지금 닥닥 긁어 모으면 20억 정도 될까?
권상무님도 10억 정도는 밀어 넣으실 것 같아."

"아직 눈에 보이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뭘 믿고 .."

"우리는 오빠를 믿어.
지금 우리한테 가장 중요한 사람은 남상수 상무야.
회장님이 회사에 있는 오빠 계좌로 오늘 2억 넣으신대요.
조만간에 권상무님도 오빠한데 그 만큼 하실거야."

"강대리. 지금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어?
알아듣기 쉽게 말해봐.
그 돈을 나한테? 왜? 혹시 비자금인가?"



회장이 20억을 투자하면서 나에게 2억을 준다면, 그가 투자하는 금액의 10퍼센트이다. 그 영감님이 나한테 2억이라는 돈을 그냥 넘겨 준다고? 그것이 가능한 말인가? 혹시 비자금 스캔들에 말려드는 것이 아닐까? 나는 가슴이 철렁 하면서 겁이 덜컥 났다.




"오빠한테 개인적으로 부채가 많다고 내가 엄살을 좀 부렸거든.
오빠도 이제 한양그룹의 상무이사이니까 품위 유지를 해야 할 의무가 있잖아요."

"강대리 .. 또 사고쳤구나. .. 진짜 걱정이야."

"제네바, 파리, 베를린에서 오빠는 귀국할 마음이 없었고, 거기 그냥 퍼지려고 했잖아?
그러는 오빠를 내가 열심히 구슬러서 데리고 들어왔다고 사실대로 말씀 드렸어."

"얘가 정말 .. 입만 열면 나오는 것이 다 거짓말이네.
강선미. 너 혹시 돈 필요해서 나를 써먹는 것은 아니지?"

"나, 안그래도 필요한 돈은 다 있거든요."




강대리가 이번에는 또 무슨 일을 꾸미는 것일까? 나는 그녀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회장님이나 권상무님은 안전하게 투자를 하려고 해.
오빠는 일을 해서 그들이 투자한 금액을 불려줘야 하는 입장이거든.
오빠가 개인적으로 가진 돈이 없고, 부채가 많으면, 그 사업 자금을 빼돌릴 것은 뻔하잖아."

"내가 그럴 사람이라고?"

"오빠가 그런다는 것이 아니야.
투자하는 사람들은 엄청 불안하니까, 오빠가 그럴 지도 모른다고 의심한다니까."

"얘가. 소설을 쓰고 있네."

"지금까지 오빠가 한 일을 따져보면 그런 정도로는 부족하거든.
내가 알아보니까, 오빠는 지난 5년 동안 스톡옵션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던데?
지금까지 오로지 월급하고 보너스만 받았잖아. 안그래?"

"시세가 없는 주식을 받아서 뭐하게?
회사원이 월급이랑 보너스, 나중에 퇴직금이면 됐지. 그것 말고 또 뭘 기대해?"

"우리가 이 사업을 시작하면 모든 문제는 달라져요.
오빠도 이 일을 시작하려면 돈 없이 되겠어?"

"강대리. 그래도 너무 오바하지 마세요."

"아까는 진짜 완전 어이없더라.
점심 좀 사달라니까, 효원이도 있는데, 상무라는 사람이 점심값이 없다고 하면 어떡해?"

"야아. 그 말은 농담이지. 결국은 내가 샀잖아."
"줄 때 받아 둬요. 오빠 집도 회사 근처에 있는 오피스텔로 옮겨."

"나 그렇게 까지는 돈 없거든."

"바보. 셀린이 오면 어쩔건데?
최소한 같은 건물에서 살게 해야 하잖아. 안그래?"

"셀린? 걔가 누구랑 같은 건물에서 살아?"
"오빠랑이지. 나랑은 말이 안 통해서 안돼."

"그래서?"

"이번에 회사에서 이 쪽에 있는 오피스텔 두 개를 살꺼야.
오빠는 모르는 척 하고, 그냥 이리로 이사 와."


"그럴 수 있을까?"

"오빠나 나나. .. 우리는 이번에 이 사업에 올인 하는거야.
일단 저들이 투자한 금액을 원금의 30 프로만 불려주자고.
내가 볼때는 300 프로까지도 가능하거든.
그 정도로 일해달라고 미리 떡 한쪽 주는 거니까 받아 둬요."



그런데 김효원이 우리에게 와서 우리는 이야기를 중단했다. 우리는 회사 근처에 있는 초밥집으로 가기로 하고, 걸어서 회사를 나섰다.

초밥이 넘어갈까?

그래도 강대리는 초밥을 주문했고, 김효원과 강대리는 맛있게 먹는다. 나는 그녀들을 쳐다보고 멍때리기만 했다.

저녁을 먹고 나서 김효원은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갔다.





[7]
효원이가 가고 나서 강대리는 나를 자기 집으로 가자고 했다. 그녀가 내 눈에 더 이상 아름다운 여인으로 보이지 않는다.



"생리통이라면서 뭘 어쩌겠다고?"
"가면 꼭 그 짓을 해야 해? 집에까지 나를 바래다 줄 수도 있잖아."



우리는 택시의 뒷좌석으로 나란히 탔다. 강대리는 손을 뻗어서 내 바지의 앞부분을 체크한다. 그녀가 입을 내 귀로 가져와서 소근거린다.



"이 분 왜 이렇게 조용해?"
"놀랐잖아."

"왜? 무엇 때문에 놀라는데?"

"선미가 회장님이나 권상무님에게 엄청난 거짓말을 했지?
그 분들은 선미의 거짓말에 너무 쉽게, 거짓말처럼, 금방 넘어가버렸어.
선미가 그런 음모까지 꾸며서까지 나에게 돈을 마련해주는 이유가 뭐지?"

"기다려. 금방 집이야. 집에 가서 말해줄게."

"진짜 궁금해지네."



택시가 강대리의 집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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